수업이 끝난 뒤 학생의 노트를

펼쳐 보면 글씨가 빼곡합니다.

선생님이 칠판에 쓴 내용도 빠짐없이 옮겼고,

중요한 문장에는 형광펜도 칠했습니다.

그런데 노트를 덮고 물어봅니다.

“오늘 배운 내용의 핵심이 뭐였어?”

뜻밖에도 많은 학생이 대답하지 못합니다.

노트를 쓰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너무 열심히 썼습니다.

문제는 ‘기록’은 했지만 ‘이해한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리드마스터 학원에서 노트필기를

단순한 받아쓰기가 아니라

문해력 훈련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기 좋은 노트와 이해되는 노트는 다릅니다

가토 다쿠미의

실무에서 바로 쓰는 도해 만들기

1장은 ‘도(圖)’와 ‘도해(圖解)’를

구분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둘 다 글자와 도형, 그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그림 자료가

이해를 돕는 도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장식적인 무늬도 그림이고,

아이콘을 예쁘게 배치한 화면도 그림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정보 사이의 관계를

설명해 주지 않는다면

이해를 위한 도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학생의 노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색을 많이 사용했다고

좋은 노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네모 상자와 화살표를 많이 그렸다고

문해력이 길러지는 것도 아닙니다.

필기한 학생조차 그 의미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공부한 노트가 아니라

‘옮겨 적은 화면’에 가깝습니다.

좋은 노트의 기준은 예쁨이 아니라 이해입니다.


노트필기는 독해가 끝난 뒤 남는 흔적입니다

책에서는 이해를 돕는 도해를 세 가지 질문으로 살펴봅니다.

Why: 왜 만드는가?

What: 무엇을 사용하는가?

How: 어떻게 구성하는가?

이 세 질문을 학생의 노트필기에 적용하면

노트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1. Why: 이 노트로 무엇을 이해할 것인가?

학생들은 대개 수업을 들으면서

바로 문장을 적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목적이 없는 필기는

중요한 내용과 덜 중요한 내용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노트의 첫 줄에는 단원명만 쓰지 말고,

오늘 해결해야 할 질문을 적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목이 ‘산업혁명의 영향’이라면

다음과 같이 질문으로 바꿔 봅니다.

산업혁명은 사람들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제목이 ‘광합성’이라면 이렇게 바꿀 수 있습니다.

식물은 빛을 이용해 어떻게 에너지를 만들까?

질문을 먼저 적으면 학생의 뇌는

수업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는 대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합니다.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에 대한 선택 기준도 생깁니다.

리드마스터에서는 이것을 ‘목적이 있는 읽기’라고 가르칩니다.

2. What: 핵심어와 관계만 남길 수 있는가?

좋은 노트는 원문의 문장을 모두 보존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해에 필요한 요소를 골라냅니다.

학생 노트에 필요한 기본 요소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핵심어

핵심어를 묶거나 구분하는 도형

핵심어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선과 화살표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화살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 두 필기는 겉으로는 비슷해 보입니다.

산업혁명 → 도시화

산업혁명 → 일자리를 찾아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동함 → 도시화

첫 번째 화살표에는 관계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두 번째 필기에는 원인과 과정이 나타납니다.

가능하다면 화살표 위에도

‘때문에’, ‘증가하여’, ‘그 결과’, ‘반면에’와 같은

관계어를 적어야 합니다.

관계어를 정확히 선택하는

과정 자체가 문해력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3. How: 정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도해의 핵심은 정보를 무작정 줄이는 데 있지 않습니다.

복잡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단위로 나누는 데 있습니다.

학생이 한 문단을 읽었다면

먼저 다음 네 칸으로 분해해 볼 수 있습니다.

구분 확인할 질문
핵심 주장 이 문단에서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근거 왜 그렇게 말하는가?
예시 어떤 사례로 설명하는가?
관계 앞뒤 내용은 원인·결과·비교·대조 중 무엇으로 연결되는가?

문장을 이 네 가지 역할로 구분하면

글의 구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이 바로 문장을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저자의 사고방식을 따라가는 문해력입니다.


받아쓰기 노트를 생각하는 노트로 바꾸는 5단계

리드마스터에서는 다음 순서로 노트를 작성하게 할 수 있습니다.

1단계. 제목을 질문으로 바꾼다

단원명을 그대로 쓰지 않고, 오늘 배운 내용이 대답해야 할 질문으로 바꿉니다.

2단계. 책을 잠시 덮고 한 문장으로 말한다

원문을 보고 있을 때는 아는 것처럼 느끼기 쉽습니다. 책을 덮은 뒤 자기 말로 설명해야 실제 이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결국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가?

이 질문에 한 문장으로 대답하지 못한다면

아직 핵심을 찾지 못한 것입니다.

3단계. 핵심어를 3∼5개만 고른다

중요해 보이는 단어를 모두 적지 않습니다.

이것만 있으면 내용을 다시 설명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단어만 남깁니다.

핵심어를 고르는 일은 곧

중요도를 판단하는 일입니다.

4단계. 핵심어 사이의 관계를 표시한다

핵심어를 네모 안에 넣고

선으로 연결하는 데서 끝내지 않습니다.

원인인가?

결과인가?

서로 비교되는가?

전체와 부분의 관계인가?

시간 순서인가?

문제와 해결책인가?

관계의 이름을 붙여야 합니다.

5단계. 노트만 보고 다시 설명한다

마지막에는 교과서가 아니라

자신이 만든 노트만 보면서 내용을 설명합니다.

설명이 막히면 노트가 부족한 것입니다.

반대로 원문을 읽지 않고도

핵심과 근거를 설명할 수 있다면

노트가 이해를 제대로 담아낸 것입니다.


문장을 줄이는 것보다 관계를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들은 흔히 요약을

‘문장을 짧게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장을 줄이다가 원인과 결과,

주장과 근거의 관계까지 없애 버리면

짧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노트가 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도시의 녹지는 햇빛을 흡수하고

수분을 증발시켜 주변 온도를 낮추므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다음처럼 적으면 단어만 남습니다.

도시 녹지, 햇빛, 수분, 온도, 열섬 현상

반면 관계를 살려 적으면

한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도시 녹지

→ 햇빛 흡수·수분 증발

→ 주변 온도 하락

→ 열섬 현상 완화

좋은 노트는 정보의 양만 줄이지 않습니다.

내용 사이의 관계를 더 선명하게 만듭니다.


화살표가 많다고 문해력 노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들이 도식 필기를 시작하면

흔히 모든 내용을 상자에 넣고 화살표로 연결합니다.

그러나 화살표의 의미가 불분명하면

오히려 생각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화살표를 그린 뒤에는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이 화살표는 무엇을 뜻하지?

학생이 “그냥 연결한 거예요”라고 대답한다면

아직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따라서 화살표 위에는

가능한 한 관계를 표시해야 합니다.

원인이 되어

그 결과

증가하면서

감소하므로

이에 반해

다음 단계로

전체에 포함됨

구체적인 예

이 짧은 관계어가

학생의 사고를 정확하게 만들어 줍니다.


색은 세 가지 역할에만 사용합니다

색이 많아질수록 노트가 더 중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리드마스터식 노트에서는

색을 장식이 아니라 정보의 역할을 구분하는 데 사용합니다.

한 색: 핵심 주장

한 색: 근거와 예시

한 색: 틀렸거나 다시 확인할 내용

색을 칠한 뒤에는 “왜 이 색을 사용했는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목적을 설명할 수 없는 색은

과감히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부모님과 선생님은 노트의 깔끔함보다 이것을 물어야 합니다

학생의 노트를 검사할 때

“글씨를 깨끗하게 써라”,

“중요한 부분에 줄을 쳐라”라고만 말하면

노트필기가 꾸미기 활동으로 바뀌기 쉽습니다.

대신 다음 세 가지를 질문해 보세요.

이 노트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은 무엇이니?

이 두 내용은 왜 화살표로 연결했니?

책을 보지 않고 이 노트만으로 설명할 수 있니?

학생이 자신의 선택과 연결 방식을

설명할 수 있다면

노트는 문해력 훈련의 결과물입니다.

설명하지 못한다면 노트를 다시

예쁘게 쓸 필요는 없습니다.

원문으로 돌아가 핵심과 관계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


하루 7분, 문해력 노트 복습법

노트 한 페이지를 완성한 뒤 다음과 같이 복습해 볼 수 있습니다.

1분: 오늘의 질문 확인하기

2분: 노트를 가리고 기억나는 내용 말하기

2분: 핵심어와 관계 다시 그리기

1분: 원래 노트와 비교하기

1분: 빠진 내용이나 잘못 연결한 부분 고치기

이 복습은 노트를 반복해서 읽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억에서 내용을 꺼내고,

관계를 다시 구성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도 큽니다.


문해력은 많이 적는 능력이 아닙니다

문해력은 글자를 소리 내어 읽거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는 능력에 머물지 않습니다.

읽은 내용에서 핵심을 선택하고,

주장과 근거를 구분하고,

정보 사이의 관계를 찾아

자기 언어로 다시 설명하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리드마스터의 노트필기는

정답을 베끼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학생이 직접 묻습니다.

이 글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왜 그렇게 말하는가?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나는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

노트 한 페이지를 완성한다는 것은,

복잡한 내용을 자기 머릿속에서

다시 정리했다는 뜻이어야 합니다.

예쁜 노트는 시간이 지나면 흐려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를 이해하고

자기 말로 다시 만든 노트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리드마스터 학원은 학생들이

정답을 받아 적는 데서 멈추지 않고,

글의 구조를 읽고 생각의 관계를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노트필기는 공부의 마지막 장식이 아닙니다.

노트필기는 읽은 내용을

자신의 지식으로 바꾸는

첫 번째 문해력 훈련입니다.

※ 이 글은 가토 다쿠미의 실무에서 바로 쓰는 도해 만들기 제1장에서 설명한 도와 도해의 차이, 목적·요소·방법의 관점을 학생 노트필기와 문해력 교육에 맞게 재구성했습니다.

리드마스터 영어전문 국어논술 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