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에서는 수능 영어를 ‘문장 해석 시험’이 아니라

‘문장과 문장이 어떻게 하나의 글이 되는지를 읽는 시험’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 연결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익혀야 할 것을 다룹니다.

Reference, 지시 관계입니다.

영어 지문에서 it, this, that, they, these, those를 만날 때

많은 학생은 너무 빨리 번역합니다.

it = 그것

this = 이것

they = 그들

문법적으로 틀린 번역은 아닙니다.

그런데 수능에서는 이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가?

그리고 순서·삽입 문제에서는 질문이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이 표현이 앞의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Reference를 이렇게 읽기 시작하면

순서 문제와 문장 삽입 문제는 단순한 감의 문제가 아닙니다.

문장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연결선을 찾는 문제가 됩니다.

이번 회에서는 실제 2026학년도 수능 영어의

36번, 38번, 44번을 이용해 이 원리를 살펴보겠습니다.

문제지에는 36번 순서 문제의 clock 지문,

38번의 these internal narratives 삽입 문제,

44번의 대명사 지칭 문제가 분석 대상입니다.

1. Reference는 대명사 문제가 아니다

Reference를 처음 배우는 학생은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 대명사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찾는 거구나.”

맞습니다. 하지만 절반만 맞습니다.

Reference는 단순한 대명사 찾기보다 더 큰 개념입니다.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표현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텍스트의 다른 어디를 찾아가야 하는가?

예를 들어,

They are expensive.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해 봅시다.

They라는 단어 자체에는 대상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앞 문장에서 무엇이 복수로 제시되었는지를 찾아야 합니다.

즉 독자는 읽는 순간 머릿속으로 선을 하나 긋습니다.

They
↓
앞의 어떤 복수 대상

this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this는 더 까다롭습니다.

학생들은 보통 가장 가까운 명사를 찾습니다.

실제로 this가 받는 것은 명사 하나가 아니라

앞 문장 전체의 상황이나 주장인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Reference를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단어 번역이 아니라

현재 표현 → 이전 정보

라는 연결선을 만드는 일입니다.

2. Reference에는 정보의 방향이 있다

수능에서 특히 많이 만나는 것은

앞의 정보를 다시 받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A happened. This caused B.

라면

This는 앞의 A happened를 다시 호출합니다.

현재 위치에서 독자는 뒤가 아니라 앞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를 anaphoric reference,

즉 앞쪽 정보를 받는 지시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뒤에서 this를 봤다면

화살표를 앞으로가 아니라

뒤로 그린다.

A happened. ←──── this

이 습관이 순서 문제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문단이 this, these, another, such처럼

앞선 정보 없이는 시작할 수 없는 표현으로 시작한다면,

그 문단은 첫 번째가 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3. 2026 수능 36번 — 순서는 뜻이 아니라 필요한 앞 문장을 찾는다

2026 수능 36번

2026학년도 수능 영어 36번은 clock,

즉 시계에 관한 글입니다.

주어진 글은 시계를 물리적인 물건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기계 안에서 구현되는

반복적인 process라고 설명합니다.

이어지는 세 문단 A, B, C의 순서를 결정하는 문제입니다.

학생들은 순서 문제를 만나면

흔히 A부터 모두 해석하고, B도 해석하고,

도 해석한 뒤 가장 자연스러운 배열을 찾습니다.

그런데 더 빠른 방법이 있습니다.

각 문단의 첫 문장을 봅니다.

C

A clock can be almost any process that repeats itself over and over again…

앞의 주어진 문장에서

a clock is really a process

the nature of that process is repetitive

라고 했습니다.

C는 이것을 거의 그대로 받아 확장합니다.

clock = repetitive process
↓
a clock can be almost any process that repeats

가장 강한 연결입니다.

그래서 C가 먼저 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4. A의 Indeed는 혼자 시작할 수 있을까?

A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Indeed, it is almost impossible to think of a clock

that does not depend on a repetitive cycle of events.

Indeed는 앞의 내용을 강화합니다.

우리말로 단순히 ‘실제로’라고 번역하고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담화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앞에서 주장한 내용을 더 강하게 확인하겠다.

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A는 뭔가 앞에 있어야 자연스럽습니다.

앞에서

시계는 반복하는 과정이다.

라는 일반화가 먼저 나오고,

그다음

Indeed, 반복 주기에 의존하지 않는 시계를

생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라고 강화해야 합니다.

즉,

C
일반 원리
↓
A
강화 + 예외처럼 보이는 candle 사례

가 됩니다.

5. 그런데 B에는 훨씬 결정적인 단서가 있다

B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The use of radiocarbon dating is another,

much longer scale clock that also appears to be like this.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어려운 radiocarbon dating이 아닙니다.

another

like this

입니다.

another라고 말하려면 반드시 앞에

하나가 이미 나와 있어야 합니다.

‘또 다른 것’이라고 했으니까요.

무엇의 another일까요?

A에서 나온 candle marked in hours가 앞선 사례가 됩니다.

그리고 like this 역시 앞에서 설명한 특징을 받아야 합니다.

A의 candle은 겉으로는 연속적으로 타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분자 수준의 반복적 연소가 있다는 설명으로 끝납니다.

그 뒤 B가

radiocarbon dating도 이와 비슷하게

겉으로는 매끄러운 시간 척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탄소-14 원자의 반복적 붕괴다.

라고 연결됩니다.

즉 구조는 명확합니다.

C 반복 과정이라는 일반 원리
↓
A candle이라는 특이 사례 겉보기와 달리 역시 반복 과정
↓
B another clock also appears to be like this radiocarbon dating도 같은 방식

따라서 순서는

C → A → B

입니다.

6. 학생이 정말 공부해야 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시험이 끝난 뒤

36번 = ④

만 외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 문제에서 가져가야 할 것은 세 개의 연결입니다.

repetitive process
↓
C
repeats itself

C의 일반화
↓
Indeed
↓
A의 강화

A candle
↓
another
↓
B
radiocarbon dating

특히 순서 문제에서는 이런 표현을

만나면 빨간불을 켜야 합니다.

this / these / such / another / the other / also / too / instead / however

이런 표현은 대부분 혼자 존재하지 못합니다.

앞 문장의 무언가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순서 문제의 핵심은

각 문단 내용이 무엇인가?

만이 아니라

이 문단은 앞에 무엇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가?

입니다.

7. 이번에는 문장 삽입 문제를 보겠습니다

2026학년도 수능 38번에는 다음 주어진 문장이 등장합니다.

Sometimes these internal narratives

we form not only shape our beliefs and opinions

but also become deeply rooted in our identity.

여기서 많은 학생은 문장 전체를 해석합니다.

“우리가 형성한 이런 내부 이야기들이

우리의 신념과 의견을 형성할 뿐 아니라

정체성 깊숙이 자리 잡기도 한다.”

해석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삽입 위치는 해석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반드시 이것이어야 합니다.

these internal narratives는 어디에서 왔는가?

these라는 말은 이미 앞에서 narratives가 만들어졌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즉 이 문장은 처음 부분에 바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these가 받을 대상이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Reference를 이용한 앞쪽 잠금장치입니다.

8. 38번의 앞부분은 narratives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다

지문은 인간이 storytelling creatures이며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narratives를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사건이나 사실을 경험하면

그것을 이야기 형태로 묶어 의미를 만든다고 합니다.

이어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례가 나옵니다.

몇몇 특정 대학 졸업생에게 좋지 않은 경험을 했다면,

그 경험을 통해

그 대학 출신 사람들에 대한

negative narrative

를 머릿속에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문장에서 그 소수의 불행한 경험만으로

대학 출신 전체를 판단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오면 이미 internal narrative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형성되었습니다.

events / facts
↓
stories를 만든다
↓
bad experiences
↓
negative narrative
↓
사람 전체를 판단

이제 주어진 문장의

these internal narratives

가 자연스럽게 받을 대상이 생겼습니다.

9. 그런데 삽입 문제는 뒤쪽 연결도 봐야 합니다

문장 삽입에서는 앞의 연결만 맞으면 안 됩니다.

삽입한 뒤의 문장과도 연결되어야 합니다.

주어진 문장은 후반부에서

narratives가 우리의 identity에 깊게 뿌리내릴 수 있다

고 말합니다.

그러면 그다음에는 무엇이 오면 좋을까요?

실제 지문의 마지막 부분은

gun control과 climate change에 관해 형성한

narratives가 자신의

political ideology — who you are as an individual

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예로 듭니다.

놀랍도록 잘 맞습니다.

negative narrative 사례
↓
[주어진 문장] these internal narratives → beliefs and opinions → identity
↓
다음 문장 gun control / climate change narrative → political ideology → who you are

앞에서는 these가 이전 narrative를 받습니다.

뒤에서는 identity가 political ideology / who you are와 연결됩니다.

즉 주어진 문장은 양쪽에 두 개의 갈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 갈고리 these internal narratives ← narrative

뒤 갈고리 identity → political ideology / who you are

그래서 위치는 ⑤가 됩니다.

10. 삽입 문제는 다리 놓기다

학생들에게 삽입 문제를 풀게 하면

보통 다섯 위치에 문장을 하나씩 넣어 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대신 주어진 문장부터 분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38번이면,

these internal narratives
↑
앞에서 narrative 필요 identity
↓
뒤에서 identity 관련 확장 가능

그러면 위치 후보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이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삽입할 문장은 대부분

앞과 뒤를 동시에 묶는 다리입니다.

앞에만 연결되면 부족합니다.

뒤에만 연결되어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학생에게 다음 두 질문을

습관화시키면 좋습니다.

앞으로 뻗는 갈고리는 무엇인가?

뒤로 뻗는 갈고리는 무엇인가?

Reference는 특히 첫 번째 갈고리를

찾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11. 학생에게 ‘this를 번역하지 마라’고 말하는 이유

물론 실제로 this의 뜻은 ‘이것’입니다.

제가 “번역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은

번역 자체를 금지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번역에서 멈추지 말라는 뜻입니다.

다음 문장을 생각해 봅시다.

This is important.

학생 A:

이것은 중요하다.

끝.

학생 B:

이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이것이 뭔데?

앞으로 돌아갑니다.

바로 이 차이가 독해력입니다.

수능에서 읽어야 할 것은

This = 이것

이 아니라

앞의 명제 X
↓
This
↓
important

입니다.

다음 3회 예고

「글에 쓰이지 않은 말을 읽어라 — Substitution과 Ellipsis를 알면 빈칸이 보인다」

2026 수능의 do so, same, 그리고 문장 속에서 반복을 피하기 위해 사라진 표현을 복원해 보겠습니다.

Reference가 앞의 대상을 다시 가리키는 기술이라면,

다음 회의 Substitution과 Ellipsis는

앞의 말을 다시 쓰지 않고 대신하거나 아예 지워 버리는 기술입니다.

수능 영어에서 ‘없는 말’을 읽는 방법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리드마스터 영어전문 국어논술 학원